TRPG DUNGEONS & DRAGONS
SKY Runner Replay(스카이 러너 리플레이)
던젼마스터 장태*
플레이어
이종* 캐린
노대* 루이
김병* 플레이르
윤세* 타스터
한창* 아틴
이재* 세이피어드(슈우)
안윤* 플레르(?) 병욱군의 캐릭터와 이름이 자꾸 헷갈림...
김민* 티아라
던젼 리플레이 (세이피어드군 버전)
1장 초보 모험자 일행에 끼어들다.
하아... 역시 여긴 잘 안 잡히네...
생선 질도 별로 안 좋고 말야...
쩝 그래도 뭐 5마리 잡았으면 많이 잡은 건가?
크악~~~ 아니야~~~! 내가 여기서 한가롭게 낚시나 하고 있을때가 아니잖아~~~!
난 녀석들을 찾아야한단 말야~~~!
크악~~~! 짜증나!
휘릭~~~ 퐁당~~~
난 홧김에 그대로 낚싯대를 휘둘렀다.
그런데... 어라? 자...잡혔네?
어디... 다시 한번...
휘릭~~~ 퐁당~~~
또 잡혔네?
오늘은 운이 좋은건가?
어디... 다시~~~
"아... 저기요..."
뭐야~~~ 이 어두운 목소리는... 성...성직자(타스터)?
그러고보니 세드가 제일 싫어하는게 성직자였지...
도적들이 성직자 싫어하는건 이해가 가지만 녀석은 기사 견습인 주제에 성직자를 싫어한단 말야...
난 그를 씹은채 또 다시 낚싯대를 휘둘렀고 이번에는 묵직한 녀석이 걸렸다.
오~~~ 성직자가 와서 운이 좋아졌나?
이 녀석이랑 붙어다닐까...? 어라? 이게 뭐... 크...크아악...! 이... 이게 뭐야... 웨...웬 신상이... 비...빌어먹을...
"저기요..."
"므...므어야...?"
"옛? 뭐라고요?"
"뭐냐고오..."
"아하...저기... 혹시 모험을 하시는 분 아닙니까?"
뭐 얼마 전까지는 동료들이랑 모험을 다니고 있었지만...
그 빌어먹을 놈 때문에 뿔뿔히 흩어졌단 말야...
그 때, 내 눈에 철판때기 몇 개를 가볍게 들고가는 녀석(아틴)이 보였지만 별로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냥 무시하고 그 성직자에게 간단히 답했다.
"하고는 있어."
"그런데 왜 이런데서 낚시를 하시는거죠?"
"이봐... 낚시는 내 취미야. 그리고 무엇보다 난 지금 동료도 없고, 돈도 없다구..."
"오~~~ 그래서 낚시를 해서 돈을 번 다음에 떠나시려고 했군요~"
"뭐... 그런 셈이지. 아, 그런데 당신... 무슨 꿍꿍이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 성직자 나리의 얼굴은 곧 황당으로 물들었지만,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원래 내 말투가 이러니까. 당신이 이해하라구.
"...저와 같이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 않으시렵니까?"
"둘이 다니다간 고블린한테 두들겨맞아 세상뜨기 딱 좋다고."
"그럼 둘이서 다른 모험가들을 찾아보는건?"
흠... 역시 혼자 찾는 것 보다는 여럿이 찾는게 안전하겠지?
"......그건 괜찮군. 좋아. 당신을 따라가겠어."
"그럼 어디로 가죠?"
"뭐 모험가들이 모이는 곳은 뻔하잖아. 술.집."
"아, 그런가요?"
"아 그렇지. 당신 이름이 뭐지?"
"타스터입니다."
"그래? 난 세이피어드 슈안. 간단히 슈우라고 불러."
"그러죠."
난 낚싯대를 어깨에 걸치고 물고기가 가득 든(물론 신상은 도로 물 속으로 내 던졌다. 그걸보고 타스터가 기겁했지만.)주머니를 들고 펍으로 들어가는 타스터의 뒤를 따라갔다.
술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술집에 내가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내리 꽂혔다.
뭐야? 낚시꾼 처음보나?
곧 나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시선을 다시 술잔으로 돌렸지만 한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이상한 녀석들은 계속 타스터와 날 쳐다보고 있었다.
흠... 아까 철판 때기 몇 개 들고 가던 녀석(아틴)도 보이고... 오우거 같은 녀석(플레이르)도 보이고...
그리고 나는 마법사다! 라고 외치는 듯한 복장을 한 녀석(루이)하고...
그리고 그들을 보자마자 타스터가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난 여느때처럼 주점의 바텐더에게 다가가 물고기 자루를 건네줬다.
"오오~~~ 역시 자네야~~~ 다 좋은 물고기구만... 좋아 오늘은 5GP를 주겠네!"
오옷?! 5GP? 그런 거금을? 뭐 받는 나야 상관없지~~~
그때 타스터가 날 불렀다.
"슈우~~~ 이리로 오세요!"
내가 그 테이블로 다가가자 그곳에 모여있던 녀석들이 일제히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저는 아틴."
아까 철판 때기 들고 가던 녀석이군.
"저는 루이라고 합니다."
마법사...
"난 플레이르다!"
오우거...
"그럼 자기 소개하시죠?"
그렇게 아틴이 내게 물었고, 나는 타스터에게 내 소개를 할 때처럼 간략하게 했다.
"세이피어드 슈안. 간단히 슈우라고 불러."
내가 그렇게 퉁명스레 말하자 모두가 불쾌한 표정을 지었으나 난 다른곳을 쳐다보며 딴청을 피웠고, 날 잠시 노려보던 그들은 곧 자기네들끼리 얘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출발은 내일로 결정되었고, 모두 뿔뿔히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졌고, 난 다시 물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웠지만 이번엔 아무것도 잡히질 않았다.
.
.
.
...늦는군. 아틴 녀석. 그 철판 때기 입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드나?
어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철컥철컥...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서 갑옷을 걸친 아틴 녀석이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도착하고 모두가 술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바텐더가 우리에게 말했다.
"자네들... 모험을 떠나는 거라면 배낭을 가득 채워야하지 않나?"
그도 그렇지만 나야 뭐 낚시해서 건져먹으면 되니까.
상관없지.
그러자 루이가 바텐더에게 다가가서 소개장을 받아왔다.
소개장을 받아 잡화점으로 왔지만, 잡화점은 아직 열지 않은듯 했다.
그 때 웬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젊은이들... 여기 건조식량 있어~~~"
웬 할머니가 잡화점 바로 옆에 자리를 펴고 건조식량을 한 손에 든채 앉아있었지만 난 웬지 찜찜해서 별로 사고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일행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싸면 좋다! 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사기 시작했고, 난 잠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잠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내 눈앞에서 뭔가가 반짝하고 빛났다.
그 할머니가 이상한 빛을 내는 동그란 구슬을 꺼낸 것이었다.
"이걸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오는겨... 싸게 쳐서 100GP에 줄게~~~"
100GP? 그 정도면 평민의 한 두 달 정도의 생활비는 되잖아!
과연 저걸 살 바보가 있을...
"할머니! 70GP밖에 없는데 70GP에 해주세요!!!"
커헉... 과연... 오우거다... 별 생각없이 그 비싼걸 사버리다니...
그러자 잠시 못 마땅한 표정으로 플레이르를 바라보고 있던 할머니가 기분나쁘다는 투로 말했다.
"에이 이 오거야 70GP 내고 가져가."
할머니는 플레이르한테 그 구슬을 70GP에 팔고는 자리를 접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 이상한 구슬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그 할머니는 아침이슬을 받으며 안개 속에 사려졌다.
흠... 나름대로는 폼 잡아보려고 한 것 같은데...
별로... 폼 안 나요 할머니...
곧 준비를 마친 우리일행이 떠나려고 하는 순간 금발의 미청년이 플레이르를 툭 치며 지나갔다.
"뭐야? 넌?!"
잠시 플레이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청년이 말했다.
"조심해."
그리고는 다른 곳으로 황급히 떠나려고 했다.
뻔하군. 소매치기야. 뭐 이 녀석들이랑 나는 상관없으니까 가르쳐주지 않아도 상관은 없겠지...
그 때 아틴이 눈치를 챈 건지 그 사내를 불러 세웠다.
"이봐. 잠깐 기다려."
"뭔가?"
그 사내가 멈춰서서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아틴이 황당한 말을 꺼냈다.
"우린 지금 모험을 떠날려고 하는데 어때? 우리하고 같이 모험을 떠나지 않겠어?"
세상에 처음보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저런 말을 하다니...
그러나 그 사내가 그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답했다.
"흠 난 공짜로는 일하지 않아. 모험에서 얻는 돈의 30%를 나한테 줘."
그 말에 발끈한 플레이르가 말했다.
"뭐야?! 용병인 나도 그냥 있는데 뭐...?"
그 말에 타스터가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말했다.
"플레이르. 당신은 우리한테 고용된 것이 아니라 같이 모험하는 겁니다."
그 말을 들고 할 말이 없어진 플레이르는 입을 다물었고 그 남자가 말했다.
"뭐 그렇다면 같이 일하도록 하지. 내 이름은 캐린이고 트레이져 헌터야."
"나는 베테랑 아틴입니다."
"난 워리어 플레이르다"
"난 미디움 루이 하셀"
"전 아뎁트 타스터입니다."
각자가 자기 소개를 했지만 난 그냥 입 다물고 있었다.
다행히도 아무도 그 점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난 귀찮게 말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잠시 후, 캐린이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돈주머니를 꺼냈다. 플레이르의 돈 주머니였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아떨어졌군.
그러나 나를 제외한 모두는 그의 솜씨에 경악했고 캐린은 플레이르에게 돈주머니를 건네며 말했다.
"뭐야? 거지잖아."
돈 주머니 안에 있던 돈은 겨우 2GP였다.
어쨌든 우리 파티에 도적까지 끼게 되면서 우리 파티는 매우 균형잡힌 파티가 되었다.
전사 둘에 마법사 둘에 성직자 하나에 도적 하나.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수의 파티인가?
2장 모험 시작에서 계속...
제 3장 벨드 소사이어티
...역시나.
왜 이렇게 물고기가 잘 잡히나 했어.
이 놈들이 세 놓은 곳이었군.
이제 덩치라면 질색이다...
플레이르부터 시작해서 이 불량배들까지... 이 세상에는 왜 이렇게도 덩치들이 많은 거지?
흥! 하지만 그런다고 내가 이 좋은 낚시를 관둘 것 같냐?
그럼 전 처럼 하면 되겠네...
슬립 걸어놓고 막 두들겨서 내가 뺏어버리면 그만...
그럴 것도 없군.
타스터와 아틴이 왔으니...
난 이제 그쪽에는 신경끄고 다시 낚싯대를 물가에 드리웠다.
퍽!
그 때, 내 등뒤에서 타격음이 들리고 그쪽으로 돌아보니 타스터가 흙바닥에 쓰러져있었다.
"흥, 성직자는 재수없어!"
...도적놈이군.
덩치가 도적이라니.
정말 안 어울리는군.
뭐 제각기 살아가는 방법이 있는거지...
어느새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여있었다.
하여간에... 직접 줘 터지는 건 괜찮아도 구경하는건 그리도 좋나?
어쨌든 타스터가 쓰러진 걸 본 아틴이 분개하며 그 중 한 녀석에게 주먹을 날렸고, 그 덩치는 그 '無敵友情正義熱血鐵拳'에 한 대 맞더니 다른 덩치들과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友情, 正義, 熱血모드에 돌입한 아틴 군의 손아귀에서 도망치는 것은 무리였을까?
그 덩치는 곧 아틴에게 붙잡혀 버렸고, 아틴은 그대로 덩치를 여관으로 끌고 가버렸다.
...제길... 사람들 때문에 물고기들이 죄다 도망가 버렸네.
그럼 나도 들어가 봐야지...
뚜벅뚜벅...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갑자기 방안에서 찬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엄청나게 살벌한 분위기. 차라리 밖에서 낚시나 할걸 그랬다.
퍽!
캐린이 갑자기 대거를 꺼내더니 바닥에 꽂으며 난 소리였다.
저 녀석... 의외로 살벌한 녀석이었군.
아틴과 타스터가 고문은 안돼~~~~ 라고 말렸지만 그들은 플레이르에게 붙잡혀 구석으로 내 몰렸다.
그 둘이 구석에 처박히자 캐린이 덩치에게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 뿜으며 말했다.
"너는... 누구냐아...?"
그러자 그 녀석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꾸했다.
"저...저는 '벨드' 소사이어티 소속인데요..."
'벨트' 소사이어티?
허리띠 사회?
그게 뭐지? 허리띠 만드는 상인 조합인가?
무슨 뜻인지 알수가 없네?
요즘 상인들은 도적도 고용하나?
그런데... 이 녀석들은 벨트 만드는 상인 조합 때문에 왜 이렇게들 쫄은거지?
혹시 거대한 조직을 등에 업은 상인 조합인가?
쩝 그러면 문제가 되는군.
내가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캐린이 말했다.
"길드와 접촉하는 방법은 뭐야?"
"모...모릅니다."
갑자기 캐린의 얼굴에 퍼런 서슬이 번뜩이더니 대거를 그 덩치의 얼굴 옆 1cm 지점에 퍽 소리가 나게 박아버렸다.
당연히 그 덩치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지만 그는 끝까지 모른다고 했다.
"모...몰라요! 모른다니까요!"
그 꼴은 본 아틴과 타스터의 얼굴이 심각한 수준으로 일그러졌지만 나 외에 아무도 그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캐린은 길드와의 접촉 방법을 포기했는지, 이번엔 다른 질문을 했다.
"모르면 됐고... 그나저나 이번 암시장에 나오는 검은?"
"그건 제눈으로 직접 봤는데 끝내주는 검입니다요!"
"그려? 그 검 주인이 누군데?"
"디아블로."
디아블로? 고위 악마이름인데?
본명은 아니겠고... 그만큼 잔인하다는 건가?
아주 잠깐 동안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던 캐린이 다시 물었다.
"암시장이 어디서 열리는데??"
"상점가 골목 뒷편에서 열립니다요..."
"그래."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그의 대답을 들은 캐린이 갑자기 그 덩치를 일으켜 세우더니 밖으로 나갔고, 아틴이 플레이르를 밀치고 타스터가 그 뒤를 따라나갔지만 난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할지는 뻔하니까.
난 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 봤다.
아니나 다를까 캐린이 그 덩치를 물속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었고, 아틴과 타스터가 진땀을 흘리며 그를 말리고 있었다.
아틴 VS 캐린의 말 싸움이 계속 되는 와중에 갑자기 잠자코 있던 루이가 끼어들더니 좋게 해결한 듯 했다.
그 덩치를 그냥 풀어주는 것으로 봐서...
나중에 일행의 말을 들어보니 그 녀석이 디아블로와 싸울수 있게 주선해준다고 했고, 해가 질 때 녀석과 이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
.
.
해가 지자 일행들이 우루루 밖으로 몰려나갔다.
나는 암시장이 어떻게 되어있나... 하고 구경을 하러 나갔다.
여관 아래에는 어제 그 덩치와 몇 녀석이 더 나와 있었다.
우리 일행이 다 내려온 것을 본 그 덩치가 우릴 암시장으로 안내했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에는 황당하게도 버젓이 '암시장'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암시장이었다. 그 암시장을 본 일행들의 표정이 잠시 황당함으로 물들었지만, 플레이르가 도전자 등록을 하는 곳에 따라갔다.
우리가 경기장에 도착했을때는 거대한 덩치 한 놈과 그에 비해서 불쌍해 보일정도로 작아보이는 덩치와의 시합이 계속되고 있었다.
덥썩. 휘익~~~ 푸악~~~
붙잡고, 던지고, 검으로 두동강내고.
이 세 동작으로 승부는 끝나버렸다.
당연히 상대방은 그대로 비명횡사해 버렸고, 진행자들은 시체만 치우고 피는 닦지도 않았다.
흠... 이런... 플레이르가 걱정되는걸?
잘못하면 저렇게 비명횡사하겠어.
어쨌든 주위에서는 광란에 젖은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지만, 환호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아틴과 타스터의 표정은 거의 죽을 것 같이 망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캐린은 어디로 갔지?
.........작업중이군.
내가 쳐다본 곳에서는 캐린이 연신 웃으며 사람들 틈을 왔다갔다 거리고 있었다.
그 때, 플레이르와 디아블로의 시합이 시작되었다.
디아블로가 들고 있던 검은 그 말로만 듣던 명검은 아닌 듯 했다.
땡!
종이 울리자마자 디아블로가 검을 그대로 플레이르의 왼쪽 가슴쪽으로 휘둘렀지만, 플레이르는 가볍게 그 검을 피하며 검을 치켜들어 디아블로의 머리를 노리고 아래로 내리그었지만 디아블로도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몸을 뒤로 슬쩍 빼서 피했지만, 디아블로가 뒤로 물러서는 것을 노렸을까? 플레이르가 갑자기 몸을 낮추더니 그대로 한바퀴 휘릭 돌면서 디아블로의 내 몸통 만한 다리를 베었다.
우와아아아아!!!!!
피가 튀는 것을 본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아틴과 타스터의 표정은 더욱 더 망가졌다.
내 참, 타스터는 성직자니까 이해가 되지만... 아틴 녀석은...
고블린 모가지 날리고 고블린 배때기 벨 놈이 사람 피 튀는 것 정도로 저렇게 마음 약해지다니...
"끄아아아악!!!"
디아블로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아픔을 참고 디아블로의 다리를 베고 방심해 있던 플레이르의 왼 팔을 베어버렸다.
"큭...!"
또 다시 피가 튀는 것을 보고 열광하는 관중들.
그렇게 피가 좋으면 니들 팔 째서 피 보면 될거 아냐. 쩝.
"으아아아악!!!"
쿵.
다른 쪽 다리까지 베인 디아블로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지만 플레이르는 멈추지 않았다. 한번 잡은 먹잇감은 끝까지 박살낸다. 과연 오우거답군...
어쨌든 플레이르가 디아블로의 머리를 겨냥해서 검을 위로 치켜들었다.
"플레이르!!! 안 돼!!!"
아틴이 거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쳤지만, 관중들의 '죽여라! 죽여라!'라는 외침 때문에 아틴의 목소리는 플레이르에게 들리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플레이르의 검이 디아블로의 머리로 떨어져 내리자 타스터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지만 갑자기 플레이르의 검 쪽에서 뭔가가 번쩍하더니 플레이르의 바스타드가 그대로 두 동강이 났다. 단 한자루의 대거였다. 저쪽에서 흰 머리를 길게 기른 나이가 제법 들어보이는 남자가 던진 것이었다.
어쨌든 그 틈을 타 다른 덩치들이 디아블로를 끌고 링 밖으로 나가버렸고, 진행원들은 황급히 플레이르에게 다가가 그 명검을 건네줬다.
어쨌든 이걸로 일단락이 났고... 어라? 캐린은?
하... 아직도 작업중이시군... 엥?
연신 웃으며 작업을 하던 캐린의 얼굴이 갑자기 굳더니 갑자기 자기 주머니를 찾기 시작했다. 하아... 도적이 도적에게 털렸군... 참 안됐어...
어쨌든 그 '벨트' 소사이어틴가 뭔가는 대체 뭐지?
제 4장 그 검의 정체는?에서 계속...
제 4장 그 검의 정체는?
아틴이 플레이르를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이런 녀석하고는 더 이상 같이 모험 못해!' 라고 하면서 플레이르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었지만, 플레이르는 그가 뭐라고 하던 전혀 신경쓰지도 않고 새로 얻은 자신의 검을 정신 없이 보고 있었다.
벌컥!
그 때, 몇 명의 사내들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그들이 모두 덩치가 큰 걸로 보아 난 직감할 수 있었다. '벨트' 소사이어티 상회 소속 도적들이군...
"음. 이놈들이군."
그들이 방문을 우리의 허락없이 연 것을 본 아틴이 소리쳤다.
"너희들은 누구냐?!"
"우리는 '벨드' 소사이어티 소속이지. 그런 건 됐고, 그 명검을 순순히 내놓으시지? 검을 내 놓으면 죽이진 않겠어."
그러나 그들의 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그러고보니... 저 녀석들... 발음이 형편없군.
'벨트' 소사이어티잖아. '벨드'소사이어티가 아니라고...
퍼벅! 퍽! 퍽! 빠악! 퍽퍽퍽!
잠시 동안의 타작 후 플레이르가 손을 털었고, 그 덩치들은 황급히 밖으로 도망쳐 버렸고, 아틴이 그 뒤를 쫓아가더니 몇 분 안되서 도로 올라와서는 아까 본 그 흰 머리의 사내와 수 많은 근육바보들이 아래에 모여있다고 전해줬다. 그 순간,
콰앙!
문이 통째로 박살나며 그 흰머리의 사내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그러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이름은 안톤 라듀. '벨드' 소사이어티 길드의 장이오. 암시장에서 얻은 검을 건네주시오."
빌어먹을... 큰일이군...
우리 일행은 돈도 없는데...
문짝을 박살내면 우리보고 어쩌라는 거야?!
문짝 수리비는 당신네들이 내란 말야~~~
그 때, 방 구석에서 루이가 캐스팅을 시작한 듯, 웅얼거리기 시작했지만, 그와 함께 신속(神速)의 빠르기로 단검이 공기를 찢으며 날아가 루이의 로브를 꿰차고 그대로 루이를 벽에 걸리게 해버렸다.
당연히 정신 집중도 흩어졌을터. 루이의 마법은 깨져버렸고, 루이는 벽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꼴이 되었다.
"흥... 애송이들이. 그냥 주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 네 선에서 처리해라."
그렇게 말하며 안톤 라듀가 밖으로 나가고 오우거틱한 덩치 한 녀석이 들어왔다.
그건 그렇고, '벨트' 소사이어티 상회의 우두머리라면(아직도 벨드 소사이어티를 상회로 착각하고 있는 슈안군.)상인일텐데... 되게 잘 싸우네... 남는 시간을 단검만 가지고 놀았나?
각설하고, 라듀가 나가고 들어온 오우거틱한 녀석을 바라보던 타스터가 회심의 미소를 띄며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허~~~ 말로 합시..."
휘잉~~~~~ 풀썩.
그 덩치는 타스터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침대로 휙 집어던지며 말했다.
"제길... 재수없는 성직자잖아?!"
타스터... 최대의 암흑기군... 언젠가 밝은 날도 올거야...
그 때, 내 뒤에서 밝은 목소리와 함께 거무튀튀한 안개가 덩치를 향하여 날아갔다.
"난 도적이 아니닷~~~ 난 마법사닷!"
캐린이었다. 그런데... 그런거... 아무도 안 물어봤다고...
음? 안개가 아니군. 이 냄새... 후추잖아?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덩치가 곧 비웃음 섞인 웃음을 지으며 곧바로 그에게 달려든 아틴의 머리를 붙잡더니 벽에 처박아버렸다.
그 때, 루이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해버렸다.
"이봐. 우리를 죽이고 검을 가져가도 되잖아?"
그 말에 그 녀석이 무척이나 존경스럽다는 표정으로 루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 그런 방법이 있었군~~~"
"......바보."
우리 일행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말이었다.
벽에 처박혀 있던 아틴이 벽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덩치의 뒤에서 달려들어 문 밖으로 밀어냈다.
"윽! 이 자식들! 두고보자!"
어라? 왜 그냥 가지?
도대체 알 수가 없군.
'벨트' 주문이 밀렸나? 하긴 바쁘겠지...
잠시 동안 대책을 강구하던 우리의 의견은 처음으로 하나로 일치되었다.
"도망가자!"
모두가 번개같은 속도로 짐을 싸들고는 방밖으로 나갔고, 난 조금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짐을 싸서 나가려다 앞에 서 있던 플레이르와 부딪혔다.
"큭... 뭐지? 왜 그래?"
헉! 벽에 정확히 단검 날 깊이의 홈이 깊게 패여있었고, 모두가 그것을 보며 경악에 가득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모두의 표정은 경악에서 황당으로 물들어갔다.
◈검을 가지고 암시장으로 나와라.◈
◈그러면 1000GP를 주겠다.◈
너무... 단순한 함정이군.
플레이르마저도 무척이나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 문구를 보고 있었으니까.
우리는 그 글을 뒤로하고 여관에서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다행이군... 주인이 문짝이 부서진걸 눈치 못 채서.
"아이고! 아이고.. "
웬 곡소리?
웬 노인네가 길바닥에 퍼질러앉아서 울고 있었고, 正義로 완전무장한 아틴과 타스터가 그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아틴이 그에게 다가가 왜 그러냐고 물었고, 노인에게서 들려온 대답이 가관이었다.
"글쎄~! 내 손자가 모험가들의 모험담을 듣더니 식칼 하나 들고 고블린들의 동굴로 갔다네!!!"
"모험담이 애들 여럿 버렸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군."
세드가 전에 농담처럼 내게 했던 말이었다.
그 땐 농담이려니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그게 사실일줄이야... 쩝.
그런데 일행들이 날 보는 눈이 이상했다.
마치 그런 소리 처음 듣는다는 듯한 표정...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상관없어. 멋대로 해석하라고.
우리는 노인이 가르쳐준대로 펜할리곤 근경에 위치한 고블린들의 동굴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갑자기 플레이르와 캐린이 검을 바꾸는 이해 못할 행동을 했지만, 뭐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갔다.
.
.
.
고블린의 동굴.
동굴로 가는 길에 웬 경비병이 서있었다.
요즘엔 동굴 근처에 경비병 세워놓나?
웬지 의심이 가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것까지는 내가 알 바가 아냐.
어쨌든 아틴이 그 경비병에게 다가가 허락을 받았고, 우린 동굴에 가게 되었다.
이 녀석들 이제서야 모험다운 모험하겠군...
앞에 보이는 작은 숲에 들어서자 저쪽으로 자그마한 동굴 입구와 고블린 두 마리가 보였다.
일행들이 뭔가 작전을 짜는 듯 했지만, 난 상관하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지만...
갑자기 타스터와 아틴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블린에게 다가가 뭐라고 하려고 했고, 고블린이 그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온순하다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고블린은 결코 양처럼 온순해질 수 없다! 라는게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었다.
당연히 고블린들은 아틴과 타스터에게 비명에 가까운 포효를 하며 달려들었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
"키야아아아아아아악!!!"
고블린들이 튀어나오는 걸 본 플레이르가 아틴을 도우러 갔고, 고블린들은 허무하게 머리가 날아가며 절명해버렸다.
고블린들이 죽자 일행들은 그대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적당히 일행의 중간쯤에 끼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뭔가가 백년은 썩은 듯한 지독한 냄새와 함께 수 많은 파리들과 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고, 플레이르의 발은 무참하게도 친절히 인사하는 쥐 한 마리를 뭉개버렸다.
찍!
앞에 고블린 한 마리가 자고 있었지만, 쥐가 유언으로 남긴 말은 듣지 못한 듯했고, 그 고블린에게 아틴이 다가가더니 검을 치켜들어 正義의 힘으로 고블린의 심장에 검을 꽂아버렸고, 당연히 자다가 갑자기 몰려온 고통에 고블린은 비명을 힘차게 질렀다.
"끼야아아아아악!!!! 꾸에에에에에에!!!! 꺄우우우우우울~~~~!!!!!!!!!!!"
............별 X 랄 發光을 다 하는군. 그 비명 소리를 들은 듯, (못 들었으면 귀가 먹은거다.)저쪽에서 고블린 네 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왔다.
그러나 그들은 아틴과 플레이르가 벌이는 화려한 검무에 산산히 찢겨져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 와중에 아틴이 상처를 입었지만, 타스터가 가만히 기도를 하자 아틴의 상처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 고블린들의 소지품을 대충 뒤지고 더 안쪽으로 갔다.
도중에 방이 하나 나왔고, 그곳에도 고블린들이 몇 마리가 모여있었지만, 그들 역시 아틴과 플레이르의 현란한 검무의 희생양이 되었다.
난 그냥 가운데에서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계속 가는 도중에 갈림길이 나왔지만 일행은 아무런 고민 없이 그대로 쭉 가기로 한 듯 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갑자기 덜컹하는 소리가 났고, 그와 함께 아틴과 캐린이 뒤로 풀쩍 뛰어서 함정을 피했다.
아래로 빠지는 함정이었다. 잠시 함정을 내려다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캐린이 함정을 훌쩍 뛰어넘어 저쪽으로 가더니 금방 돌아왔다.
"막혔어."
그렇게 말하며 캐린이 도로 돌아왔고, 우리는 아까 그 갈림길로 가기로 했다.
그 갈림길로 들어가자 오른쪽으로 식량창고가 보였지만, 죄다 썩은 곡식만 있어서 우리가 먹을게 못 되었기에 우리는 그냥 그대로 들어가기로 했다.
사박... 사박...
뭐지? 지푸라기?
시니아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대개 두목이 있는 방만 치장한다고 하던데?
그럼 여기가 '두목'이 있는 곳이겠군.
아니나 다를까 문을 열자 카페트가 자그마한 옥좌 바로 밑에까지 펼쳐져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지? 두목의 방인데 왜 아무도 없는거야?
그런데... 웬 절벽이?
콰르르릉...쾅쾅쾅!!!
놀라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가 돌로 막혀 있었고, 그 절벽 위에서 낮은 톤의 웃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안톤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우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핫!!!"
"...안톤 라듀..."
거의 내 입에서는 절망적인 목소리가 튀어나왔지만, 사실 그것은 황당함이 가득 실린 목소리였다.
아니, 상회 짱이 무슨 일이 있어서 이런 퀘퀘한 동굴에 들어왔지?
(아직도 착각하고 있다...ㅡㅡ;)
"훗! 내 부하녀석이 좋은 생각이 있다기에 들어봤더니 기막히더군!"
엥? 좋은 생각?
"뺏지 말고 그냥 죽이라던데?"
헉... 대가리부터 말단까지 전부 멍청이다...
"녀석들... 진작에 그냥 넘기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을..."
그 말을 루이가 씨익 웃으며 받았다.
"여기 깨면(?) 암시장에 가려고 했어!"
아...아무리 녀석이 바보라도 그 정도 거짓말에 속을 리가...
"그...그래? 흥! 상관없다! 네 녀석들을 죽이는게 더 빨라!"
정말... 멍청이군... 저 정도 머리로 어떻게 상회 일을 했지?(여전히 착각...)
그 때, 플레이르가 외쳤다.
"안톤! 지금 우리에게 검이 없다! 검은 우리가 숨겨뒀다구~~~!"
"뭣이! 음...? 틀림없이 검은 네 녀석이 가지고 있었는데!? 헉! 정말이잖아! 제길! 그럼 거기 도적놈이 가지고 있는거라도 내놔...어?"
그의 시선이 캐린이 메고 있는 암시장에서 얻은 명검에 내리꽂히는 순간 그의 표정이 급격히 변화했다.
"크악!!! 이 자식들이 이 안톤 라듀를 뭘로 보고! 죽여버리겠다!!!"
...물로 보여.
음? 이상한 진동이 느껴지는데? 그것도 주기적으로...?
쿵... 쿵... 쿵... 쿵... 콰르릉!!!
몇번의 가벼운 진동이 있은 후에 강한 진동이 우리를 덮쳤고, 안톤은 재빨리 스크롤을 꺼내어 욕지거리를 하며 사라졌다.
"제길! 두고보자! 빌어먹을 애송이들~~~"
슈웅...
그러나 안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부하들...
"으악~~~!!! 안톤님!!!"
"으악~~~!!! 마스터어~~~!!!"
콰르릉~~~!!!
그들의 비명소리는 곧 무너져 내린 바위가 낸 소리에 묻혀버렸다.
바위 틈으로 그들의 잘 단련된 육체가 여기저기 삐죽 삐죽 튀어나와 있었고, 피가 돌 틈으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내가 그들의 시체를 보고 있을 때, 일행들은 다른 것을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있기에... 컥...
갑자기 온 몸이 굳어버렸다.
칠흑같이 어두운 색의 비늘. 거대한 피막으로 되어있는 날개. 거대한 두 뿔. 붉게 빛나는 눈. 이게 동화책이고 용자 모험담에 자주 나오는 드래곤?!
용자들은 이런 엄청난 녀석들과 싸웠단 말인가?
난 그만 공포에 질려 낚싯대를 의지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고, 일행들과 드래곤의 싸움이 시작되었지만,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드래곤의 손이 날아와도 난 피할 수도 없었다.
퍽!
난 그대로 대략 3m를 붕 떠서 바닥에 뒹굴었고, 일행은 더욱 더 드래곤에게 세차게 공격했다. 내가 어느 정도 충격에서 벗어나 낚싯대를 의지해 일어나려고 할 때였다.
슈우우우웅~~~~ 푸악!!!
갑자기 검은 색의 액체가 정확히 나를 향해 발사 되었고, 난 그 액체를 뒤집어 쓰고 말았다.
치이이이익...!!!
뭔가가 타는 냄새가 나면서 내 몸을 지탱하고 있던 낚싯대가 녹음과 동시에 내 몸은 앞으로 기울었고, 나는 그대로 의식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제 5장 켈빈. 그리고 추억에서 계속...
제 5장 켈빈. 그리고 추억
"라이... 라이! 일어나세요! 라이!"
에이... 누구야...
내 잠을 깨우는게...... 시니아군...
시니아. 이제 이 세계에 단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하이 엘프의 후손.
그들은 사실상 대가 끊겼다고 봐도 무방했다.
시니아를 제외한 다른 한 사람도 여자니까...
"라이! 이 좋은 날에도 잠만 잘거예요?!"
그 말에 난 윗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녀의 말과는 달리 날씨는 구질구질했다.
"날은 구질구질한데요?"
"하아... 자기 생일도 잊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어... 내 생일? 그러고보니..."
"자, 일어나요! 켈빈에 도착하면 축하 파티를 해줄테니!"
"아...에...음... 고, 고마워요."
"고마울 것까지는 없고요! 나, 라이가 놀랄만한 선물을 준비했어요. 그럼 이따가 켈빈에서 드릴게요!"
도대체 뭐길래? 내가 놀랄만한 것? 그렇게 멍한 정신으로 뒤통수를 긁적이는 내 옆으로 세드가 다가왔다.
"어... 세드?"
딱!!!
그의 주먹이 내 정수리에 세게 꽂혔고, 난 한참을 머리통을 붙잡고 뒹굴어야 했다.
"생일 축하한닷! 슈우!"
"아그그그그... 임마... 세드... 난 지금은 마법사 라이시드라고..."
"왜 그래? 그 이름이 그렇게도 맘에 안 들었냐? 뭐, 상관없지. 네 이름을 어떻게 하든 그건 네 마음이니까."
"......"
"요오~~~ 라이! 생일 축하해!"
"아...유우(유랄드의 애칭)... 고맙다."
"나도 네 녀석 선물 준비했으니까 기대하라구!"
"......"
난 그 때, 아무런 대꾸없이 씩 웃었고, 유우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연신 웃고만 있었다.
- 켈빈 -
"와아아아... 대단해... 엄청 큰 도시잖아..."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이었고, 세드는 그런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래 나 촌놈이다. 임마.
"자, 그럼 어디 적당히 좋은 식당에 자리잡고 파티를 하죠!"
시니아가 그렇게 말하며 시가지 안쪽으로 갔고, 우리는 그 뒤를 따라 시가지 중앙의 큰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되었다.(난 원래 쓸데없는 일을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그 레스토랑의 이름은 이미 잊었다.)
.
.
.
"17번째의 탄생일 축하한다! 슈... 아니, 라이!"
"탄생일 축하해요! 라이!"
"...너란 녀석을 존재하게 해준 너의 어머니께 감사를 드린다."
설마 이런데까지 와서 생일 파티를 하게 될 줄이야...
"고... 고마워... 다들..."
"자, 자, 그런 건 됐고, 선물을 주자고!"
그렇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세드가 내 몸통 크기의 종이 상자를 하나 꺼냈다.
"자... 선물은 한꺼번에 풀라구..."
"그래요. 자, 여기 생일 축하해요!"
그렇게 말하며 시니아가 내게 천으로 감겨진 길다란 뭔가를 주었다. 검인가?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가벼워...
"라이. 이거 받아라. 내가 돈이 없어서 그리 좋은 건 못 샀지만..."
"아냐... 정말 고맙다. 정말..."
유우가 내민 것은 내 손바닥만한 작은 상자였다.
내가 그 상자를 뚫어져라 보고 있자, 성미급한 세드가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얌마! 슈... 아니, 라잇! 빨리 선물이나 풀라구! 시니아랑 유우가 뭘 선물했는지 궁금해 미치겠단 말이닷!"
"어... 아, 알았어..."
먼저 가장 작은 순서대로 풀기로 했다. 그렇다면 첫 번째는 유우의 것...
상자가 열리자 놀랍게도 그 안에는 붉은 색의 머리띠가 보였다.
"아... 저기... 라이가 이마가 넓은 편이어서... 이걸 하면 어울릴 것 같아서..."
"고... 고맙다..."
거의 목이 메이려고 했다. 별 것도 아닌 나 같은 놈 선물을 이렇게 좋은 걸로 하다니...
돈이 없어서 싼걸로 했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이 고급 가죽제 머리띠의 가격은 나도 안다. 그 가격은 60GP. 평민의 1~2달 생활비였다.
언젠가 옷가게에 들렀을 때, 내가 그걸 갖고 싶다고 했던 걸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질 급한 세드의 재촉에 난 세드의 선물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놀랍게도 가죽 조끼 한 벌이 들어있었다.
"얌마... 마법사는 원래 기사 이상으로 폼이 나야 하는 법이야. 지금 니 꼴이 하도 촌스러워서 이걸로 했다! 맘에 드냐?"
"응. 무척이나... 정말 고맙다... 정말 고마워..."
이 가죽조끼도 값이 상당히 비싼 것이었다. 무려 110GP. 우리집에서 1년을 죽어라고 농사해서 벌 수 있는 돈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이었기에 그렇게 큰 부담을 하면서도 이 조끼를 사준 세드에게 너무나 고마움을 느꼈다.
"훗. 나중에 100배로 해서 갚아야 된다!"
"......젠장 할 녀석. 알았어..."
이젠... 마지막으로 시니아의 선물이 남았다. 도대체 이건 뭘까? 무슨 무기? 나는 농기구하나도 제대로 못 다뤘는데... 내가 과연 검 같은걸...어?
천을 어느 정도 끄르자, 갑자기 용머리 장식이 나왔다. 확실하군... 검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가볍지? 이... 이건...
천을 모두 끌렀을 때, 내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그것은 낚싯대였다.
"낚시하는거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이걸로 했어요. 왜 그러죠? 선물이 맘에 안 드나요?"
난 그 때,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계속 울었다.
내가 그 때,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고마워서였을까?
.
.
.
"슈. 정신이 드냐?"
아틴... 녀석이군.
"슈.가 아니고 슈우다."
"뭐 슈나 슈우나 그게 그거지! 자, 일어나! 켈빈으로 가기로 했으니까! 이제 출발해야 한다고!"
"...낚싯대는...?"
"아, 그거! 녹았지! 그럼 애시드 브레스 맞고도 멀쩡할 낚싯대 봤냐?"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한 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이 저려왔다. 세드가 선물한 조끼도 녹아버리고 없었다. 유우가 준 머리띠는 그 난리 때 잃어버렸고... 낚싯대조차 녹아버린 것이다. 이제 내게는 그들이 내게 준 추억의 물건들이 남질 않았다. 세드와 유우는 살아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저 세상으로 떠나간 시니아가 준 유품이기도 한 그 낚싯대가 이젠 없다...
낚싯대이면서도 내 무거운 마음과 몸을 지탱해주던 그 낚싯대가... 유난히도 낚시를 좋아하던 날 위해 그녀가 내게 준 선물. 이제 난 무엇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가...
제 6장 가슴이 아픈 하루에서 계속...
6장 가슴이 아픈 하루
한 달 후.
켈빈 근경.
일행들은 낚싯대를 잃어 침울해져 있는 날 보며 낚시꾼 정신이 투철하다느니 등등의 농을 주고받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칼로 찔리는 듯이 아팠다.
난 단순한 낚시꾼이 아니다.
난 솔직히 그 때 낚시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 지금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가에 사는 우리 가족의 생활 형편상 어쩔 수 없이 배운 기술이었다.
세드 일행과 모험을 다니게 되면서 낚시와는 인연이 멀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시니아. 그녀가 내게 낚싯대를 선물하면서 나는 다시금 낚시를 하게 되었고, 난 낚시를 하면서 나도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항상 그것 때문에 고민해 왔다.
내가 너무 미력하고 말이 없어서 남에게 물적으로도 도움이 못 되고, 말을 할 줄 몰랐기에 심적으로도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처음에 트레쉬 홀드에 들어갔을 때, 난 모든 걸 포기하고 생선을 팔아 장사나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과의 추억은 저버릴 수가 없었다.
세드와 유우를 찾아야 한다.
그게 거의 사명감처럼 느껴졌고 그 사명을 위해 생선을 팔아 여행 경비로 쓸 돈을 벌고 있던 참에 내 눈에 이 녀석들이 보인 것이다. 그래서 이 녀석들의 틈에 끼어 세드와 유우를 찾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녀석들과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이라도 당장 이 녀석들에게서 떨어져나가 녀석들을 찾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내 힘이 너무 미약하다.
그래.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켈빈 시내-
3달 전에 왔을 때와 켈빈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변한 곳이 있을까해서 주위를 정신없이 둘러보았지만, 그래도 변한 건 없었다.
길 거리를 지나던 우리 일행의 눈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보였고, 자연히 우리의 시선도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에 쏠렸다.
◈고블린들의 소굴을 발견함에 따라 이를 소탕해 줄 모험가를 모집함◈
◈상금으로는 10000GP를 부여함◈
◈고블린 대장의 사체 지참 할 것.◈
어느 덧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캐린의 직업혼이 불타오르려 할 때였다.
"꺄악~~~!!! 소매치기야~~~!!!"
"...캐린은 어디?"
우리 일행의 입에서 일제히 나온 말이었고, 캐린은 그들을 보며 퉁명스레 대꾸했다.
"난 여기 있어!"
"...그럼 잡으아아아아앗~~~!!!"
또 다시 正義, 熱血모드에 돌입한 아틴과 타스터가 소매치기가 달려간 쪽으로 질주해 갔고, 다른 일행들은 고개를 저으며 그 뒤를 따랐고, 나도 뒤쳐질 순 없어서 죽어라 쫓아갔다.
계속 소매치기를 쫓던 우리의 앞쪽으로 웬 키가 큰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난 환청을 들어야 했다.
휘오오오오!!! 꽈르르르릉!!! 철푸덕!
마치 폭풍이 불어 닥치는 것과 같은 환청이 들리며 그 소매치기의 몸이 허공에 붕 뜨더니 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저것이... 전설의 暴風 벼락 메치기?!
놀랍게도 그 전설의 暴風 벼락 메치기를 자연스럽게 구사한 인물은 적어도 나보다는 4cm 는 더 큰 여자였다.
"어, 어버버버버..."
우리 일행은 잠시간을 그렇게 패닉에 빠져서 버벅거렸지만, 갑자기 아틴의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저 여자... 우리 파티에 끼워넣자!"
"좋아! 그런데 누가 꼬시지?"
"그야 당연히 우리의 사대 미남 슈, 루이, 캐린, 타스터가..."
이 놈들아... 슈우다...
그리고는 아틴과 플레이르가 날 쳐다보더니 대번에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지! 나 같이 싸가지없는 놈을 이런 중요한 교섭에 쓴다는 건 말이 안 되지...
곧 그 둘의 시선이 타스터에게 내리꽂히고... 그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타스터! 수고해주세요~~~!"
그러자 타스터가 반은 두려움이 섞인 얼굴로, 반은 무척이나 쑥쓰러운 듯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가 타스터를 알아보는게 아닌가?
타스터가 그렇게 유명한 녀석이었나?
잠시 후, 타스터가 OK 사인을 보내왔고, 그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전 정의의 여신 타라스티아님의 프리스티스 플렌입니다. 여러분들은?"
"전 아틴."
"나는 캐린이에요~~~"
"저는 루이입니다."
"나는 플레이르다!
"......"
물론 마지막에 침묵을 지킨 녀석은 나다.
말하기 귀찮았기 때문이었고, 고맙게도 아틴 녀석이 나 대신 소개를 해주었다.
아~~~주 멋지게 말이지.
"여기 있는 이 싸가지 없어 보이는 녀석은 슈에요."
"슈우다."
"그게 그거지 뭐."
어쨌거나 서로의 소개는 모두 끝났고, 모두가(플렌은 제외) 오랜 여행으로 지쳐 있었기에, 여관을 잡고 그대로 하루를 쉬기로 했다.
싸다기에 들어간 여관의 꼴은 가관이었다.
다 부서져 가는 마루 바닥.
역시 마찬가지로 다 부서져 가는 계단.
그래도 싸기에 우리는 그냥 이 여관에서 묵기로 했다.
"여기 여자 분은 작은 방에, 그리고 우리는 큰방 하나 주세요."
"알았수. 젊은이들~~~"
여관 주인은 나이가 지긋이 든 노인이었다.
"그럼 따라오시게~~~"
그렇게 말하고 느릿느릿 계단을 올라가는 노인의 뒤를 따라 플레이르가 계단에 발을 내딛었다.
와지끈!
묘한 효과음을 내며 계단이 두 쪽이 나 버렸지만, 다행히 노인은 귀가 어두운지, 듣지 못했다.
먼저 큰 방의 문을 열었다.
담요와 이불만 있는 넓은 방에 구석에는 거미줄이 가득했다.
큰방이 이렇다면... 작은방은?
끼이익...
갑자기 플렌의 안색이 사색이 되었다.
문이 열리자 마자 쥐 한 마리가 코를 씰룩거리며 플렌에게 인사를 한 탓이었다.
"헐헐... 좋은 방이지? 잘 쉬시게나~~~"
...노력하지... 하지만 과연 그게 쉬울까?
그 때, 노인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우악! 계단이~~~!"
그 비명 소리에 플레이르가 아주 잠깐 움찔 했지만, 노인은 계단을 부숴먹은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역시 잠이 오지 않는다. 요 한달 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자리에 누운 채로 고개만 돌려서 일행들을 쳐다봤다.
역시... 고민이 있는 녀석들보다는 고민 없는 녀석들이 더 많았다.
그 때, 내 눈에 생각에 잠겨있는 오우거가 보였다.
녀석도 나처럼 여기에 무슨 추억이라도 있는 걸까?
......용병의 기분 따위... 내 알 바 아니다.
용병들이 밉다. 증오스럽다.
.
.
.
그 다음날.
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저번 낚싯대를 대신할 새로운 낚싯대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브레스를 맞아 가지고 있던 돈들도 모두 녹아 버렸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야 했다.
제길... 타스터에 이어 이번엔 슈안 암흑긴가...?
여관 문을 나서려는 내 눈에 어제 만난 플렌이라는 프리스티스가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
난 지금 그 누구에게도 인사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다.
대략 1시간을 찾았지만, 가느다란 나뭇가지 밖에는 보이질 않았다.
제길... 운이 안 따르는군... 역시 슈안 암흑기... 음?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던 내 눈에 간판.
[운동 용품 판매점]
......한 번 들어가 볼까?
어차피 돈은 없지만... 가격이라도 알아봐야지...
가게에는 낚싯대를 비롯해서 수많은 운동 용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난 쓸만한 낚싯대를 찾았다.
그 때, 내 눈에 놀라운 것이 보였다.
그 때, 시니아가 내게 선물해줬던 낚싯대와 똑같은 형태의 낚싯대. 그 낚싯대보다는 확실히 나빠 보였지만, 이 낚싯대를 보는 순간 시니아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저... 이 낚싯대. 얼맙니까."
그러자 여 종업원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15GP지만, 당신처럼 멋진 사람에게는 7GP예요."
......싸지만... 돈이 없군. 일단 가격은 알았으니 나중에 와서 사야지... 15GP라...
내가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그 여 종업원이 날 불러세웠다.
"저기... 혹시 소매치기에게 지갑을 털리셨나요?"
"......"
내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그 여 종업원은 제 멋대로 내가 소매치기를 당한 걸로 착각하더니 내게 그 낚싯대를 할부로 줬다.
"그럼... 다음에 15GP 드리면 되는 거죠?"
"제 말은 안 들으셨나요? 당신처럼 멋진 사람에게는 7GP라고요..."
"......그럼."
그렇게 말하고 난 가게를 빠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다.
그리고 웃음 소리가 새 나왔다.
"쿡쿡쿡..."
나도 이상한 놈이군. 그 추억의 물건을 대신할 걸로 이런 아무런 의미 없는 낚싯대를 사버리다니...
"크크크크큭..."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봤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 때, 저쪽에서 타스터와 플렌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어, 슈우! 그 낚싯대는!?"
"크큭... 하이~~~!!!"
내 느닷없는 아침 인사에 둘 다 대경 실색을 했고, 난 그런 둘을 내버려 둔 채 여관으로 돌아갔다.
"크크큭..."
여관에 있던 모두가 내 웃는 얼굴과 낚싯대를 번갈아 보며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결국 그들은 낚싯대를 새로 장만해서 기분이 좋은 거다. 라고 결론을 내린 듯하다.
사실은 내가 나 자신을 비웃고 있던 것이었지만.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가슴이 아팠다.
.
.
.
왕창 부서진 계단을 앞에 두고 플레이르가 뒷통수를 벅벅 소리가 나게 긁고 있었고, 아틴이 눈물을 좍좍 뽑으며 자신의 돈 주머니에서 주인 할아버지에게 계단 수리비를 건넸다.
그 때, 타스터와 플렌이 들어왔다.
"어...? 뭐하시는 겁니까?"
타스터의 질문에 일행들이 일제히 아무 말없이 플레이르를 쳐다봤고, 타스터는 이해가 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영주의 성에 가볼까요?"
"그럼 다들 아침 식사는 하고..."
"우리 여관은 아침 식사가 제공 안되~~~~"
할아버지의 말에 일행들의 얼굴 표정이 굳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싸구려 식당에 가서 대충 아침을 때우고는 영주의 성에 갔다.
-영주의 성내 식당-
근엄하고. 기품으로 덕지덕지 칠한 것처럼 보이는 영주가 우리를 웃으며 맞이했다.
"자자, 어서 앉게나!"
그런데 영주의 옆에 누군가가 앉아있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시니아?
...훗... 그녀가 여기 앉아있을 리가 없지. 그녀는 죽었잖아?
하지만... 엘프들은 다들 빌어먹을 정도로 닮았군...
왜 다들 똑같이 아름다운 걸까?
왜 다들 판에 찍은 듯이 똑같이 생긴 거지?
그 엘프를 보자마자 또다시 떠올리기 싫은 과거가 떠오르려고 했고,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는 내 얼굴 표정은 자꾸만 굳어갔다.
그러는 사이 모두가 모두가 자기 소개를 마쳤고, 내 차례가 되었다.
그녀가 내 얼굴을 직시하며 내 이름을 물었고, 난 뻣뻣하게 굳은 얼굴로 답했다.
"슈우."
영주는 내 태도에 기분이 나빠졌는지 인상을 찌푸렸고, 다른 일행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당연하지... 조금 전만 해도 실실 쪼개던 녀석이 얼굴이 잔뜩 굳어 싸가지 없는 표정으로 돌변해 있으니까.
오늘은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내 성격이 왜 이렇게 되어 버린거냐...?
제 7장 꺼져가는 추억에서 계속.
-끝. 자료없음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마쉬고 들어온 토요일 새벽 어느 날.. (0) | 2010.04.17 |
---|---|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일러스트 (0) | 2010.04.16 |
[TRPG] SKY Runner (스카이 러너) 캐릭터 소개 및 이야기 (0) | 2010.04.16 |
[TRPG] 캐릭터의 역할 (0) | 2010.04.16 |
[TRPG] 마스터시점 리플레이 제1장. (0) | 2010.04.16 |
[TRPG] Tream 스카이 러너(Sky Runner) (1) | 2010.04.16 |
천국과 지옥 (0) | 2010.04.12 |
“즐겁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 (0) | 2010.03.24 |
연예인이 공인인가 (0) | 2010.03.24 |
삶 (0) | 2010.02.04 |